다보스 포럼과 AI 그리고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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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바카라 비교우위 행복감나보다 불행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위안을 얻는 것이 최악이긴 하지만, 나는 간혹 유튜브에서 삶이 망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켜놓고 무심히 지켜본다. 대개는 마약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진 사람들, 도박으로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위험하다, 무섭구나, 나는 최소한 저 정도 나락까지 떨어지지는 말아야겠다, 나는 저 정도는 아니라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한다.도박과 관련한 유튜브 채널은 둘로 나뉜다. 하나는 도박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너도 얼른 참여해, 그러면 구원받을 수 있어, 라고 유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너도 얼른 도박 끊어, 그러면 구원받을 수 있어, 라고 유혹하는 것이다. 도박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유튜브 채널은 재미가 없다. 왜냐하면, 내가 도박을 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박을 끊으라고 말하는 채널은 재미있다. 인간의 삶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탄하고 순조롭기만 할 수는 없음은 당연한 일인데, 도박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 흥망성쇠와 인생의 단맛 쓴맛을 게임 몇 판으로 압축하여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 내가 만난 피고인들이 도대체 왜 그렇게 어리석은 의사결정을 했는가도 이해할 수 있다.단일한1) 중고나라 사기 사건으로 물경 수억 원의 피해를 야기한 피고인이 있다. 자세한 사건 내용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그는 중고나라 사기로 나아가기 전에 이미 자기 자신, 가족, 친구들의 재산을 모두 털어먹은 상태였다. 피해자가 수십 명이라서 종결될 만하면 추가기소 되고, 종결될 만하면 추가기소 되기를 반복하여 1년이 지나갔다. 그 많은 돈을 어디에 썼느냐고 물으니 그는 파워볼이라는 도박을 했다고 한다. 파워볼은 우리나라 동행복권 홈페이지에서 구입할 수 있는 복권의 일종이다. 그러나 그가 했다는 파워볼은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불법적으로 판매하는 도박이었다. 한 판에 2억5,000만원을 딴 적도 있다고 한다. 2억5,000만원이면 한 사람의 인생이 뒤바뀔 수도 있을 만큼 큰돈이다. 그 돈도 불과 이틀이 지나기 전에 모두 베팅해서 잃었다고 한다. 1) 엄밀하게 말하면 피해자가 여럿이므로 단일할 수는 없겠지만, 그 수법만은 단일했다. 그리고 요즘은 사설바카라 “단일한”이라는 형용사가 마음에 든다.원수의 자식에게 바카라baccarat를 가르쳐라“오징어 게임” 이후 “수리남”을 거쳐 요즘은 “카지노”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있다. 카지노에서 할 수 있는 게임은 블랙잭과 몇 가지 종류의 포커, 룰렛, 빅휠, 다이사이, 그리고 바카라가 있다.나는 바카라를 해본 적은 없지만, 유튜브 도박 채널에서 하도 많이 봐서 룰은 알고 있다.2) 덕분에 드라마 “카지노”에 숨겨진 잔재미들을 찾아내는 즐거움이 있다. 제7화에서 파스테라 회장이 플레이어에 2억 페소(약 45억여 원)를 걸었는데 뱅커가 8을 잡았을 때, 플레이어가 3에 이어 6을 뒤집어서 내츄럴로 경기를 역전한 장면. 바카라를 아는 사람이라면 뱅커 8이 나오는 순간 이미 ‘졌다’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제5화에서 파스테라 회장이 “그럼 호텔 개업 기념으로”라며 산더미처럼 쌓인 떡칩3)을 베팅할 때 옆에 앉아 있던 여자가 “나도 따라가야지”라며 작은 칩 몇 개를 얹자 떡칩을 도로 빼고, 플레이어 내츄럴로 이긴 여자애를 서울로 돌려보내는 장면. 겜블러와 롤링 에이전트와 딜러, 그리고 핏보스4)까지 모두 숨죽이는 그 순간에 방정맞게 따라가는 베팅은 매너가 없는 것이다.바카라는 강원랜드를 비롯하여 국내외 카지노에서 가장 많은 테이블을 차지하는 게임이다. 드라마 “카지노”에서 이제까지 나온 게임도 모두 바카라다. 트럼프 카드를 이용하고, 플레이어와 뱅커가 각 2장의 카드를 받아서 펼친 후 색깔이나 그림과 관계없이 숫자 합의 1의 자리가 9에 가까운 쪽이 이긴다. 1의 자리가 8이나 9이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고 이를 내츄럴이라고 부른다. 1의 자리가 0, 1, 2, 3, 4, 5라면 한 장의 카드를 더 받고, 6, 7이면 한 장의 카드를 더 받지 않은 채 숫자의 합을 비교한다. 겜블러들은 플레이어 혹은 뱅커 둘 중의 한 곳에 돈을 건다. 플레이어가 이기면 플레이어에 돈을 건 사람이 베팅한 금액의 2배를 받고, 뱅커가 이기면 뱅커에 돈을 건 사람이 베팅한 금액의 1.5배를 받는다. 플레이어와 뱅커의 1의 자리 숫자가 같으면 타이tie라고 하여 타이에 돈을 건 사람이 사설바카라 베팅한 금액의 9배를 받고, 플레이어와 뱅커의 첫 2장의 카드가 같은 숫자이면 페어pair라고 하여 페어에 돈을 건 사람이 베팅한 금액의 12배를 받는다. 이렇게 말로 설명하면 어려운데, 결국 카드 2장의 숫자 합을 비교하여 1의 자리가 9에 가까운 쪽이 이기고, “이기는 쪽이 어디인가”를 맞추는 사람이 돈을 따는 단순한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카드를 4장에서 6장까지만 뒤집으면 되고, 상대방과 눈치 싸움을 할 필요도 없으며, 상대방의 베팅 금액에 맞추어 나도 베팅 금액을 올릴 필요도 없고, 오로지 플레이어 아니면 뱅커 둘 중의 하나만 맞추면 되니까 경기가 빠르게 진행되며, 결과도 빨리 나온다. 그래서 중독성이 어마어마하게 크고,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기도 쉬우며, 도박을 즐기기로 유명한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이라고 한다. 2) 룰만 알면서 어떻게 게임을 이해한다는 것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법조인이 되는 과정이야말로 게임 매뉴얼만 공부해서 게임에서 벌어지는 분쟁을 해결하는 사람이 되는 것과 같지 않을까?3) 동전처럼 생긴 게 아니라 시루떡처럼 넓적하게 생긴 사각형의 칩으로, 주로 고액 칩이다.4) 카드를 운용하는 딜러의 상급자로, 카지노에서 게임 테이블의 관리자라고 보면 된다. 카드 카운팅수학에 재능 있는 사람들이 이제까지 나온 카드를 바탕으로 다음에 나올 카드를 예측하는 소위 “카드 카운팅card counting”을 통해서 카지노를 이기는 미국 영화들이 있는데, 톰 크루즈가 자폐를 앓는 서번트 증후군의 형 더스틴 호프만으로 하여금 카드를 읽게 해서 큰돈을 따는 영화 “레인맨”, MIT 교수가 학생들을 모아서 카지노를 이기는 영화 “21”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들은 모두 블랙잭이라는 게임에서 카지노와 대결한 것이다. 블랙잭은 카드의 합산 숫자가 21에 가까우면 이기고, 21을 넘어가면 “버스트”라고 하여 지는 게임이다. 여러 사람이 참여할 수 있으며, 딜러를 포함한 모든 참여자들의 카드 합산 숫자보다 낮은 숫자를 가진 쪽에서 “카드를 한 장 더 받았을 때 21을 넘기는지 여부”를 겨루게 되므로, 다음 카드의 숫자가 무엇인가를 예측하는 것이 대단히 사설바카라 중요하며, 결국 상대방을 버스트 시키는 게 목표가 되는 게임이다.그러나 바카라에서는 카드를 오픈하기 전에 먼저 플레이어 혹은 뱅커에 베팅하므로 카드 카운팅이 무의미하고, 트럼프 카드를 6벌에서 8벌 정도 모아서 섞은 슈shoe5)에서 카드를 한 장씩 꺼내므로 카드 카운팅이 불가능하다(즉, 다음 카드가 무엇일까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블랙잭에서는 카드 카운팅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제까지 나온 카드가 무엇이었는지 기록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만, 바카라에서는 오히려 카지노가 이제까지의 경기 결과를 표로 만들어서 보여주기까지 한다. 어차피 다음 카드를 예측하는 게 무의미하고 불가능하기 때문이다.바카라에서 겜블러는 플레이어 혹은 뱅커 둘 중 하나만 결정하면 되는데, 이제까지의 경기 결과에 따라 다음 경기의 결과를 예측하는 방법들이 몇 가지 있다고 한다. 3열 종대의 표에 경기 결과를 그리는 삼매, 6열 종대의 표에 경기 결과를 그리는 육매, 플레이어와 뱅커를 색깔로 구분한 표로써 시각화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결과를 예측하는 중국점, 그리고 게임에서 계속 돈을 잃는 사람의 반대쪽에 돈을 거는 인간매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 과거의 경기 결과를 분석해봐야 어차피 다음에 나올 경기 결과는 플레이어 혹은 뱅커 둘 중의 하나이고, 과거의 경기 결과는 미래의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독립 사건이어서 어떠한 분석도 무의미하다. 지난 1천여 회의 로또 당첨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당첨번호를 맞추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바카라에서의 그림 분석은, 말하자면 주식이나 코인 차트를 바탕으로 내일 시황을 알아맞히는 것과 같다. 어제까지 연속 10일 올랐으니까 내일도 오를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6) 내일 가격이 오를 확률은 결국 50%이다.5) 여성의 하이힐처럼 비스듬하게 생긴 상자에서 카드를 꺼낸다고 하여 이렇게 부른다고 한다.6) 이것을 이산수학이나 논리학에서 “도박사의 오류”라고 부른다.냉각기경기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위험하다. 왜냐하면, 돈도 빨리빨리 걸게 되기 때문이다. 쿨 다운cool down 시간 없이 곧바로 다음 경기에 돈을 걸게 되면, 앞 경기에서 이긴 사람은 자신의 느낌이 사설바카라 맞다는 확신에 차서, 진 사람은 열 받아서 베팅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특히 베팅 시스템을 통해 카지노를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마틴게일 베팅법이다.첫 경기에서 100원을 걸었다가 지면 두 번째 경기에서 200원을 건다. 두 번째 경기에서 이기면 200원을 받으니까 전체적으로 100원을 따게 되고,7) 두 번째 경기에서도 지면 세 번째 경기에서 400원을 건다. 세 번째 경기에서 이기면 400원을 받으니까 전체적으로 100원을 따게 되고8), 세 번째 경기에서도 지면 네 번째 경기에 800원을 건다. 이런 식으로 베팅 금액을 2배씩 높이는 것을 마틴게일 베팅법이라고 한다. 한 게임에서 질 확률은 50%이고, 두 번 연속 질 확률은 25%, 세 번 연속 질 확률은 12.5%로 낮아지는 원리를 역이용하여 베팅 금액을 2배씩 높이는 게임을 무한히 반복하면 몇 번째 게임에선가는 반드시 본전을 회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얼핏 그럴싸하게 들리고, 수학적으로나 논리적으로도 타당한 이 마틴게일 베팅법은 몇 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첫째, 대부분의 카지노는 베팅 금액의 하한선과 상한선을 두고 있다. 따라서 1회차 베팅 금액의 2n배 만큼을 베팅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둘째, 겜블러가 가진 시드머니는 제한되어 있지만, 카지노가 가진 자금은 무한에 가깝다. 따라서 어느 순간에는 겜블러가 1회차 베팅 금액의 2n배 만큼을 베팅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 올 수밖에 없다.셋째, 희박한 확률이나마 겜블러가 n번 연속으로 질 수 있다. 넷째, 승률이 50%를 넘는 게임은 없다. 앞서 바카라의 룰을 설명할 때, 플레이어가 이기면 플레이어에 돈을 건 사람이 베팅 금액의 2배를 상금으로 받지만, 뱅커가 이기면 플레이어에 돈을 건 사람은 베팅 금액을 빼앗기고, 뱅커에 돈을 건 사람은 베팅 금액의 1.5배를 받는다고 했다. 결국 카지노에게 유리한 게임이다. 마틴게일 베팅법은 1회차 베팅 금액의 2n배를 베팅하는 것을 무한히 반복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인데, 게임을 무한히 반복하면 결국 카지노가 겜블러의 돈을 다 따버리게 사설바카라 된다.다섯째, 2n배의 베팅을 거듭함으로써 겜블러가 결국 이기게 된다 하더라도 결국 얻게 되는 것은 본전에 1회차 베팅 금액만큼을 더한 것에 불과하다. 즉, 겜블러는 이겨봐야 겨우 본전인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마지막으로, 겜블러는 기계가 아닌 인간이다. 베팅 금액이 2n배 만큼 높아지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고, 어쩌면 2n배 만큼의 돈을 베팅할 배짱이 사라질 수도 있다. 7) (두 번째 경기의 상금 200원) - (첫 번째 경기에서 잃은 100원) 원8) (세 번째 경기의 상금 400원) - (첫 번째 경기에서 잃은 100원) - (두 번째 경기에서 잃은 200원) 원사기 도박과 인터넷 도박우리 대법원이 정의한 도박은, 참여한 당사자가 재물을 걸고 우연한 승부에 의하여 재물의 득실을 다투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1도5802 판결 등).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당사자의 일방이 사기적인 수단에 의하여 승패를 지배하고 타방은 이를 알지 못하는 이른바 사기 도박은 사기죄만 성립할 뿐, 피기망자에 대하여 별도로 도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1985. 4. 23. 선고 85도583 판결 등).카지노는 그나마 겜블러에게 사기를 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룰이 카지노에게 아주 조금 유리하도록 미묘하게 조정되어 있기 때문에 겜블러가 카지노를 이길 확률은 게임 시행 횟수가 반복될수록 0에 수렴한다. 하물며 밑장을 빼는 사기 도박의 경우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파워볼이나 사다리 타기 등의 인터넷 도박, 인터넷 토토, 인터넷 바카라 등 불법 사설 카지노가 참여자를 속이리라는 것은 너무 뻔한 노릇이다. 속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참여자가 큰돈을 땄을 때 그 돈을 안 주면 그만이다. 소위 먹튀다. 불법 인터넷 도박에 참여한 사람은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다. 앉아서 당하는 것이다.이 추운 겨울에 교도소 냉방에서 명절을 보낼 내 피고인들이 안타까운 것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카지노 자체가 어차피 불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인데, 그것도 운동장 기울기를 운영자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인터넷 카지노에서, 열심히 뛰어서 사설바카라 설령 이기더라도 그 대가를 받지 못할 게 뻔한 게임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올바른 의사결정의 가능성내가 결혼한 것이 2006년이니까 벌써 17년이나 됐다. 결혼하기 직전에, 내가 따르던, 경제 전문가를 자처하던 선배가 내게 “니 말이다. 집 사지 마래이. 인구는 줄어들고 집은 계속 지으니까, 아파트 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대이”라고 말했다. 그 선배는 사업을 하고, 형수는 산부인과 전문의라서 앞으로도 돈 걱정은 별로 안 해도 되는 사람이었는데, 그런 본인도 아직 전세로 살고 있다면서 집을 사면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러나 아내가 이미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해놓은 상태였다. 나는 선배의 말이 옳다고 여겼지만, 어차피 우리 부부는 시세 차액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실거주 목적이었으므로 그냥 사기로 했다. 이후 선배의 예측대로 인구는 계속 감소했지만, 결혼하는 비율도 함께 감소하면서 1인 가구 수가 폭증하고 아파트 값도 폭등했다. 우리 부부는 아이를 셋 낳으면서 큰집으로 이사했는데, 그 선배는 지금도 그 전셋집에 그대로 살고 있다.나는 재테크에 젬병이다. 예금 적금 보험 각종 투자 등에 관하여 설명을 들어도 잘 모르겠고, 아무리 돈을 벌어도 빚이 줄지 않으며, 이제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한다. 아내는 재테크에 관심이 많다. 나는 모르는 이곳저곳에 뭘 많이 해놓은 것 같다. 스마트폰으로 늘 차트나 시세를 들여다본다. 자료를 읽고, 인터넷 강의를 듣고, 무슨무슨 특강에도 참석한다. 그렇다고 수익이 좋으냐면 그렇지도 않다. 구체적으로 묻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오히려 손실을 보고 있다고 알고 있다.인간이 학습이라는 것을 하게 된 것은 아마도 날씨 때문이었을 거라고 추측한다. 구름이 끼면 비가 내린다는 것을 알게 된 인간은 구름이 몰려오면 비를 피할 준비를 시작했을 것이다. 어떤 버섯은 먹으면 죽고, 어떤 버섯은 먹으면 계속 웃고, 어떤 버섯은 먹어도 된다는 것을 간접체험으로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인간이 복어의 아주 특정한 일부분만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 아마도 많은 사설바카라 생명이 희생되었을 것이다.지금은 사라졌지만, KBS 다큐멘터리 중에서 “프로열전”이라는 게 있었다. 어느 회차에 외환딜러 이야기가 방송되었다. 모 은행 외환딜러들의 모습이 나왔는데, 그 팀장이 하필이면 촬영 중에 큰 손실을 입었고, 중역이 회의까지 소집하는 모습이 방송되었다. 그리고 손실을 입은 팀장이 계속 거절하던 인터뷰에 마지못해 응하면서 이렇게 말했다.“자기가 전략을 세워서 맞을 수 있고 틀릴 수 있는 확률은 반반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이 자기 전망과 반대로 갔을 경우에 거기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인데, 손실이 크게 났다는 것은 대응을 잘못한 것입니다.”구름이 끼었을 때 비가 올지 안 올지, 어떤 주식을 샀는데 다음 달에 오를지 안 오를지, 어느 아파트를 샀는데 내년에 아파트 값이 오를지 안 오를지, 어떤 버섯을 먹었을 때 죽을지 안 죽을지, 복어의 어느 부분을 먹었을 때 죽을지 안 죽을지는, 바카라에서 플레이어가 이길지 뱅커가 이길지와 마찬가지로 그 확률이 50%이다. 중요한 건, 내 예측과 반대의 결과가 나왔을 때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다.어떤 것이 맞을지 틀릴지 그 확률은 50%이며, 이것은 모든 의사결정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문득 올바른 의사결정을 5번만 연속으로 할 수 있다면 재벌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인간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내 의사결정이 맞을지 틀릴지의 가능성은 반반이다. 플레이어냐 뱅커냐를 선택하는 바카라와 같다. 많이 공부하면 예측이 맞을 확률이 더 높아질 수 있지 않겠냐는 의문도 생긴다. 그러나 “그렇다면 공부 많이 한 순서대로 잘 살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걸?”이라고 쉽게 반박할 수 있다. 이제까지의 경기 결과를 보고 삼매, 육매, 중국점, 인간매 등을 활용해서 다음 경기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도박꾼의 오류와 같은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 의사결정이 틀렸을 때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이 좋을까? 아마도 그 가능성 역시 반반일 것이다. 내 생각이 옳을 사설바카라 확률 또한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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