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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수의사의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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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ELLO
댓글 0건 조회 7회 작성일 24-10-2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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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을

동물구조센터

치료하거나 관리하는 수의사의 길은 다양합니다.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일하는 것도 그 많은 길 중 하나입니다. 재학했던 학교에도 야생동물구조센터가 있었지만 계류하는 야생동물을 관리하거나 치료 및 수술의 참관은 거의 경험이 없다고 봐도 될 만큼 적었습니다. 수의학과 재학 중에서도 야생동물, 특히 야생조류에 관한 공부는 매우 적었습니다. 그런 상태로 들어온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는 10g도 채 안 되는 아주 작은 참새목부터 10kg 내외의 아주 큰 수리목을 포함하여 100여 종이 넘는 조류와 고라니, 너구리, 삵, 두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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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 유혈목이 등 다양한 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저는 학교 다닐 때 400kg이 넘는 말들을 주로 보았던 터라 체중이 g 단위인 새를 보정하는 일이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습니다. 뼈가 부러질 것 같아 세게 잡지 못했고, 새들은 재빠르게 제 손에서 벗어나 놓치기 일쑤였습니다. 게다가 깃털도 나지 않은 소위 “핑키”라고 불리는 아주 어린 유조는 제 손의 체온조차 유조의 체온을 빼앗을까 걱정되었고 말랑말랑하게 만져지는 뼈가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끝없는 인내심으로 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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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주시고 도와주신 동료 직원들 덕분에 동물들 보정하는 방법을 숙달할 수 있었습니다.​사진 1. 센터에 들어오는 다양한 어린 동물들다양한 동물을 접하는 즐거움에 비례하여 진료 난이도는 높았습니다. 종마다 생태학적, 생리학적인 차이점들이 존재했고 개체의 차이도 있었습니다. 눈만 하더라도 야행성인지 주행성인지에 따라 크기와 구조가 조금씩 다르고 그 중요도도 달랐습니다. 사냥이나 생활에서 입체적인 공간 인식이 중요한 하늘다람쥐, 삵 등의 포유류와 매, 참매 등의 조류는 한쪽 눈만 실명돼도 방생할 수 없어 안락사가 불가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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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너구리처럼 굳이 사냥의 중요도가 높지 않은 포유류나, 올빼미, 수리부엉이처럼 양측 눈이 모두 안면 전방을 향하여 있고 머리가 돌아가는 각도가 큰 조류라면 한쪽 눈이 실명되더라도 방생시킬 수 있습니다.​사진 2. 다양한 수술을 마친 동물들. 어떤 동물들에게는 이 수술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포대에 대한 반응도 달라서 어떤 종은 크게 개의치 않지만 어떤 종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여 오히려 스트레스로 인해 상태를 악화시키거나 심하면 폐사까지도 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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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손상이 비슷한 수준이어도 개체마다 치료 반응이 달라 더 어려웠습니다. 날개 포대의 경우, 참새부터 독수리, 황새까지 크기가 천차만별이라 같은 포대법도 포대의 크기가 모두 다릅니다. 발 포대 또한 비둘기, 딱다구리, 새호리기, 흰뺨검둥오리, 수리부엉이, 큰고니 등 종에 따라 발 생김새와 크기가 달라서 신발이든 볼포대든 항상 개체에 맞추어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일반적인 치료 용품들은 크기가 제한적인 기성 용품이라서 야생동물과 일을 하면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도 아주 많습니다. ^^​사진 3. 다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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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법을 적용한 동물들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센터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동물을 접하다 보니 밖에서도 더 다양한 새를 알게 됐습니다. 처음에 알았던 야생동물은 고작 멧비둘기, 집비둘기, 까치, 까마귀, 참새, 왜가리 등 흔하디흔한 동물뿐이었지만 이제는 황조롱이 소리도 들리고, 말똥가리, 독수리, 황새도 보이고, 쇠백로, 중백로, 중대백로, 황로도 구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들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항상 그 자리에 있었는데 이제야 눈에 띄게 된 것이죠. ​사진 4. 도로에서 사고가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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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와 유리창에 충돌한 참매, 멧비둘기반면에 아는 것이 늘어날수록 마음이 불편한 일들도 늘어났습니다. 일상의 아주 평범한 작은 것들도 야생동물의 입장으로 바라보게 되며 그동안 사람이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 더 빠르게 목적지에 닿는 쭉쭉 뻗은 도로, 카페 통유리창으로 구경하는 멋진 경치가 마냥 아름답고 편하지만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도로에 의해 찢긴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보이고, 유리가 만든 보이지 않는 죽음의 벽이 보이게 되었습니다.​사진 5. 너구리 앞다리 적출 수술 중인 모습 야생동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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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한 관심만으로 처음 충남야생동물센터에 들어와서 사계절을 겪으며 제 부족한 방면을 깨달았습니다. 야생동물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알아가며 여전히 배우고 있습니다. 야생동물의 입장을 생각하며 불편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해서 현재 제가 운전을 하지 않는 것도, 유리창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야생동물이 자주 출현하는 지역에서는 주변을 살피며 안전운전하고, 유리창에 야생조류 충돌 저감 방안을 실천하는 등 야생동물과 함께 더불어 살아갈 방법에 대해 더 고민하고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노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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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진료수의사오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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